정보 & 소식

아디다스 SpeedFactory 폐쇄 관련
2020-03-13 10:42:16

 
 
2019년 11월 중순경 아디다스는 미국과 독일에 있는 SpeedFactory를 폐쇄하고, 이 시설들을 아시아 지역에 있는 공장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좀 늦었지만 SpeedFactory 폐쇄에 대해서 짚어보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이야기들
 
 
아디다스의 SpeedFactory는 로봇과 3D프린팅을 이용하여 프로세스를 자동화한 신발제조 공장입니다. 현재 신발을 제조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작업자들의 많은 수작업을 줄이기 위함이었습니다. 많은 수작업이 필요하므로, 인건비가 저렴한 아시아에 위치한 생산공장에서 대부분의 신발을 제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오프쇼어(offshore) 현상은 대부분의 서구 제조업체들이 시행하여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게 하였습니다. 2013년 서구의 제조업체들과 미국, 독일 등 서구의 국가들은 아시아에 있는 공장들을 다시 자국으로 데리고 오려는 리쇼어링(reshoring)이 트렌드로 떠오르게 됩니다. 캐터필러는 일본에서, 포드는 멕시코에서, 인텔은 중국에서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돌려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디다스의 SpeedFactory는 서구의 제조업체들에게는 리쇼어링(reshoring)에 부합하는 기술적인 솔루션의 하나로 보여졌을 겁니다. 이코노미스트에서는 "이 공장은 산업을 재창조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라고 표현하기도 했으니까요.
 
 
 
2018년 1월에는 Futurecraft 4D 운동화를 미국 뉴욕에서 출시하였습니다.
 
세계적인 소비제 제조업체인 아디다스가 3D프린팅 기술을 사용하여 신발을 세계최초로 판매한 것입니다. 이것은 3D프린팅 역사에서 하나의 큰 사건이었습니다. 대량생산을 해야하는 신발업종에 기술특성상 대량생산이 어려운 3D프린팅(적층제조)기술이 활용된 것입니다. 그것도 세계적인 아디다스라는 회사에서 말이죠.
 
 
중국이나 베트남같이 멀리있는 제조공장에서 생산된게 아니라, 같은 미국내에서 생산한 신발을 말입니다. 3D프린팅이 활성화 되면 공급망(SCM)의 혁신이 일어난다는, 즉 현지에서 생산해서 바로 판매할 수 있으므로, 물류비 절감과 물류시간 단축, 탄소배출량 절감 등등 3D프린팅의 장점을 눈앞에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러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던 아디다스의 SpeedFactory는 독일과 미국에서 폐쇄를 결정하였고, 아시아 공장으로 시설을 이전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 결정은 미국과 유럽 지역의 새로운 형태의 제조업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리쇼어링에 대한 기대감이나 3D프린팅을 이용한 공급망관리의 혁신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말이죠.
 
 
 
 
 
왜 폐쇄 결정을 했는지 ?
 
 
아디다스는 전체 신발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 공장으로 SpeedFactory를 이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언급했지만, 독일과 미국의 SpeedFactory를 폐쇄하는 직접적인 이유라고 납득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논리라면 애초에 독일과 미국에 SpeedFactory를 건설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예측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SpeedFactory는 독일에서 1차로 짓고, 추후에 2차로 미국에 공장을 또 지었는데, 이건 설명이 안됩니다. 또한, 아시아 공장에서는 SpeedFactory가 가능한데, 독일과 미국에서는 안된다는 말밖에 안됩니다. 다른 이유가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입니다.
 
 
해외의 추측성 기사들에서는
SpeedFactory의 기술을 다양한 신발모델에 적용할 수 없다는 얘기도 있고,
카본3D사의 프린터로 제작한 futurecraft 4D 신발의 중창(midsole) 가격이 개당 $43로 비싸고,
또한 내구성을 의심하는 기사도 있고,
아디다스와 카본3D 사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심을 하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또다른 의견
 
 
저희 3D그루에서도 아디다스의 futurecraft 4D 신발에 대해서 여러번 기사를 실었고, Formnext 전시회의 Carbon부스에서 직접 futurecraft 4D 신발의 중창을 보기도 해습니다.
 
 
 
해외 기사들에서는 위에 말씀드린대로 이런저런 다양한 추측성 기사들이 있었지만, 저희 3D그루는 3D프린팅 관점에서 또 다른 의견을 추가하고 싶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SpeedFactory에서 생산한 Futurecraft 4D 운동화는 3D프린팅 본연의 장점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독특한 중창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고 무게를 경량화시켰지만, 3D프린팅 기술로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개인화(Personalization) , 맞춤화(Customization)가 없었습니다.
여기서 개인화, 맞춤화라고 말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른 발의 형태에 맞는 제품을 제조하는 것입니다. 예를들면, 발등이 높은 사람, 발볼이 넓은 사람들은 대량생산되는 표준화된 기성 신발을 신으면 불편합니다. 이런 분들의 발형태에 맞는 신발을 3D프린팅 기술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작년 Formnext 전시회에서 이런 신발을 제공하려는 Startup을 만났는데, 전용 3D스캐너로 발의 형태를 즉석에서 스캔한 후 발 형태에 맞는 3D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는 모델링 데이터를 바로 생성해 내더군요. 하지만 아직은 넘어야 할 산들이 많아보이더군요.
 
 
나에게 꼭 맞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3D프린팅의 장점은 사라지고, 속도 빠른 카본 3D프린터로 신발 중창의 대량생산을 시도한 것입니다. 게다가 개당 생산단가가 $43이나 됩니다. 기존 생산방식처럼 대량생산을 못하는 것은 3D프린터의 단점입니다.
대량 맞춤형 (Mass Customization)생산은 아직은 시기 상조이며, 기능성 좋은 신발중창을 제작하는 기술이 3D프린팅 밖에 없을까요? 그렇지 않을겁니다.
 
 
아디다스는 SpeedFactory라는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린것 같습니다.
 
 
기술적 성숙도 및 재무적인 측면에서 좀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아디다스의 SpeedFactory시도는 아디다스사 자체적으로는 경험치가 쌓여서 추후에 비슷한 시도를 할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도 될 것이며, 3D프린팅을 생산에 도입하려는 비슷한 계획을 가진 회사들에게는 참고할 만한 좋은 선례가 될 것입니다.
 
 
 
 
이상입니다. -3D그루-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top